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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수기

[취업수기] 중국동방항공 & 제주항공 승무원 & 항공사업팀 대리 N

No.4166065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 2022.09.30 11:55
  • 조회수 : 623

중국동방항공 & 제주항공 승무원 & 항공사업팀 대리



안녕하세요 여러분 :) 

학교를 졸업한 지가 10년이 넘어가는 08학번 중국언어문화학부 중국문화전공 졸업생 박서연이라고 합니다.

10여년이 지나도 열정적으로 학교를 다니던 제 모습을 잊지않고 연락주신 교수님 덕분에

너무나도 궁금하고 보고싶은 과 후배님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직장인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글이 꽤나 길어질 것 같아

딱딱한 문체보다는 카톡을 주고받듯 편하게 써내려가보겠습니다!



1. 대학교생활 : "영대 경비 & 올킬" 이라는 별명


 가정환경에 대해 한줄로 요약하자면 어릴 적부터 다소 힘든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 사업의 실패로 가난도 겪어보고, 부모님의 이른 이혼으로 인해 조부모님 슬하에서 동생들을 보살피며 컸어요.

 당연지사 대학생활에 있어 자취생활비, 학비 등을 위해 알바는 기본 2-3개를 달고 살았고

 다행히 밝고 쾌활한 성격 덕분에 1학년 때 중문과 부과대를 맡게 되며 학회 생활에도 욕심이 많았습니다!

 장학금을 받아야만 사립대를 다닐 수 있으니 중도에서 밤새우는 날도 많았구요! 

 이렇게 1-2학년 시절은 하루 평균 3~4시간을 자며 학회생활, 아르바이트, 학업에 불태웠던 것 같아요


 

 3-4학년은 다소 달랐습니다

 교내 게시되는 대외활동에 도전해보게 되었고

 작은 도전은 추후 학교생활의 원동력이 되어 졸업당시까지 

 교내에서 할 수 있는 해자봉, 국토, 봉사활동, 리더십캠프, 스피치대회, 교환학생, 국내외 인턴, 근로장학생, 계약직 등 

 대내외활동을 전부 도전/수료 하게 되었습니다.

 (대내외활동 올킬이라는 별명이 여기서 붙었네요 ㅎㅎ) 

그렇게 많은 활동을 통해 저처럼 열정이 앞선 영대인과 졸업한 선배님들, 대구 유명인사까지 정말 많은 분들을 알게되었고

우물 안 개구리같은 소리지만 대구, 특히 영대 안에서는 제 이름을 아시는 분들이 꽤나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 영대 경비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에요ㅎㅎ)



  - 중국 화중사범대학교 교환학생 시절의 무전여행

 했던 활동이 많아 모두 이야기하자니 글이 너무 지루해질까 전공과 가장 관련있는 교환학생 이야기를 잠깐 해드리자면,

 교환학생을 떠날 수 있는 학비는 장학금으로 해결했지만 현지생활비 등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코로나로 유명해져버린 우한이라는 도시였고, 

 저와 교환학생을 함께 떠난 후배들은 모두 중국어 회화를 하는 상태였으며

 저만 부끄럽게도 알바하느라 중국어 기초수업도 듣지않아 중국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모르는 상태로 중국이라는 나라에 발을 딛었습니다.


 수업도 수업이었지만 여행이 너무 하고 싶었던 저인데

 중국에 대해 아는 것도 없어, 여행비도 없어, 심지어 중국어도 못하는 저였죠.


 결국 겁없는 성격 하나로 무전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돈을 아끼려고 무식하게도 가는 티켓 한장, 오는 티켓 한장 달랑 들고 목적지 도착해서 구경 후 배고플때 돌아오자는 식이었구요!


 가는 길 우연히 옆에 앉은 중국인과 (중국어를 못해서) 영어로 대화하게 되었고

 한국인과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부부였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제 사정을 말하자 목적지 도착 후 여행을 시켜준다고 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겁이라고는 1도 없었던 저는 무작정 그들을 따라가 계획에도 없던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그 무전여행길에 맛이 들려 틈만 나면 기차를 이어타고 목적도 없이, 돈도 없이, 동행도 없이 중국을 다녔고

 그렇게 중국 24개를 고작 몇십만원으로 여행하였죠

 여행 끝에 저는 길에서 부딪히며 습득한 중국어가 바로 HSK 6급을 취득할만큼의 실력이 되어있었습니다. :)


 



 2. 취업 :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가졌던 내 꿈은 승무원



 지금 생각해보면 꿈을 좀 더 크게 가질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란 저는 할머니의 " 니는 선생님 되야된다~" 라는 무한주입식 장래희망에

 문득 제 꿈을 찾고 싶어졌습니다. 

 어린 저는 가정환경이 답답할 때면 하늘보기를 좋아했고 매일 지나가는 비행기에 

 하늘을 날고싶다~ 하다가 하늘에서 일하는 사람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막연하고 귀여운 꿈의 시작이었지만

 해를 거듭하며 내 꿈이자 목표가 되었고 

 습관적으로 주변인에게 내 꿈은 승무원이라고 말하고다니는 바람에 

 승무원이 꿈인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대구 시내에 소재한 승무원 학원도 다녀보고, 삼삼오오 모여 면접스터디도 정말 많이 했어요

겪어보니 승무원 면접준비가 참 좋았다고 생각되는 건, 

승무원 면접은 깔끔한 복장과 자세, 메이크업, 표정 모든 걸 준비해야하는 고난이도 면접임에 따라 그 어떤 회사 공채면접에도 도움이 된다는 거에요^^


첫 면접부터 대한항공 최종합격 탈락 두번, 아시아나 최종합격 탈락 한번

카타르, 에미레이트 2차면접 탈락 한번 뒤 중국동방항공에 드디어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해 베이스도 꿈만 같았죠.

그런데 기쁨도 잠시, 우연히도 제가 선천적 뇌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압이 높은 하늘 위에서의 직업은 뇌혈관에 치명적일 수 있어

수술 담당 교수님으로부터 "죽기싫으면 비행은 하지마세요~" 라는 소릴 듣게 되었습니다.

드라마가 따로 없죠? ㅎㅎ 


중1때부터 가져온 꿈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덕분에 다시 살수있다는 게 그저 감사했고,

제 마음을 추스리겠다고 상해 거주 (한국관광공사 상해지사 인턴 근무 ) 당시 만든 중국인 인맥을 통해

꽤 규모 큰 중국 병원에서 중국인 직원들에게 서비스를 교육하는 총괄매니저로 취업을 하게 됩니다.

중국 이민생활 정도면 승무원의 꿈을 접은 데에 대한 위안이 되겠다 생각했죠.


상해로 들어간지 2주, 병원장님에게 교육커리큘럼을 소개하던 중 문득

승무원카페에서 제주항공 공채를 보게 되었고 

'단거리 비행이면 압이 낮아서 수술부위에 영향이 없지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며

'혹시라도 내가 아파서 2-3개월만 산다면 하고싶은 거 하다 죽는 게 낫지' 싶은. 또 한번 무모한 생각을 합니다.

결국 상해 집, 비행기표까지 모두 준비해주신 병원장님께 대역죄를 저지르고야 말았죠...


제 간절한 상황과 희망이 통한건지 제주항공 공채는 한번에 합격했습니다.

(담당 의사께서 말리셨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렇게 제 비행은 시작되었고 이후 수년간의 비행생활은

꿈만 같은 날만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




3.면접후기


당시 승무원 면접은 대면면접이 당연했고, 

대한항공이든, 아시아나항공이든, 제주항공이든 회사이미지와 들어맞는 이미지를

면접실 입장 몇 초안에 판단하곤 합니다.

(면접 스터디를 많이 해보시면 면접관의 입장과 눈을 조금 이해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그 와중에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3개 국어의 강점은 확실히 있구요

특히 중국어는 쉽게 배울 수 있는 언어가 아니다보니

전공자를 최소 인원은 뽑을 수 밖에 없어 중국어전공에겐 큰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면접준비 팁을 드리자면

회사에 대해 미리 공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 회사가 원하는 이미지를 생각하셔야 해요!

특히 항공사의 경우 질의응답을 수백개 준비하시는 것도 좋지만

많은 승객들 앞에 서야하고 이례적인 상황에 있어 늘 지휘자가 되어야하는 직업이니만큼

기본 질문에 충실하되 압박질문 등에 자연스럽게 답할 수 있는 임기응변의 자세와 재치, 센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너무 귀하고 즐거운 경험입니다. 겁먹지만 마세요 ;)

 



4. 비행 : 천직을 만나다


타고난 성격도 성격이겠지만

비행은 저와 정말 잘 맞았어요

중국어 전공으로 자주 맡게되는 중국비행도 좋았고

보통 신입승무원들이 힘들어하는 시니어리티(선배승무원들의 괴롭힘)도 저에겐 없었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건 지나치게 많이 쌓아준 알바 경력이 한몫했습니다^^)


각 노선을 누비며 레이오버(현지체류)동안 무전여행과 여행가이드 경력으로 크루들을 데리고 여행도 많이 다녔구요

선후배님들과 꽤나 사이가 좋은, 스케줄에 함께 나오면 반겨주는 그런 직장동료가 될 수 있었습니다. 




5. 이후 진로방향 : 항공사 부가사업팀 , 그리고 사업


아쉽게도 저의 비행은 4년차에서 끝이 났습니다.

그리 꿈꿔왔던 비행이었지만 생각보다 일은 단순해져갔고 스스로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했습니다.

우연히 봉사활동을 통해 인사팀장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우연을 기회로 만들고자 나름 제 어필을 했던 덕분인지 

여자 승무원 최초로 일반직에 전직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항공사는 일반직/ 지상직/ 운항직/승무직 등 다양한 분야가 있고

 일반직을 지상직으로 많이 혼동하시는데 지상직은 보통 아웃소싱으로 이루어지며 많이 알고계시는 공항 내 근무,

 일반직은 항공사라는 회사가 운영되기위한 전반적인 경영,인사,회계,시스템,정비 등의 업무를 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제가 전직하게 된 팀은 저가항공사들이 기내에서 판매하는 면세품, 식음료 등을 담당하고 수하물, 좌석 판매 등을 담당함으로써

기내부가사업을 통해 수익을 만드는 팀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기내판매, 기내광고, 항공사 제휴 등의 업무를 접해보았고 

이는 또 한번 값진 경험으로 쌓여 현재 개인 사업 오픈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결혼과 두 아이의 출산으로 육아휴직 중에 있어요^^)



6.맺음말


가난과 같은 각종 풍파를 겪으며 조영동 10평 안되는 자취방에서 학교생활했던 제가 

서울로 취업을 하고 10년 서울 생활 뒤 현재는 74평 펜트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잘난 것 하나 없었고 가진 것 하나 없던 제가 유일하게 남들앞에서도 당당히 내밀 수 있었던건 패기,용기,끝없는 도전정신 이었던것 같습니다.


승무원이 되고싶다고 승무원면접만 준비하지마세요.

어떠한 경험이든 나쁜짓빼고는 내 앞길에 도움되지않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 꿈, 목표과 연결짓는 건 더 중요하구요!


대구에 살면서 서울을 바라봤을 때에는 지방을 왜 무시하냐, 대구는 시골이 아니다 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서울로 취업해서 대구를 바라보니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습니다.

대구에서 나름 이름 날렸다고 자신감 넘치던 학생이었는데 

날고 기는 인재들이 넘쳐나는 윗지방에선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물 밖에서도 우물 안에서 자라온 이야기를 당당하게 생각하며 다닐 수 있었던 건

4년 대학생활을 통해 키워온 자존감과 값진 경험들, 소중한 인맥들 덕분이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 다는 말, 너무 이상적이죠?

꿈이 어떻게 모두 이루어지겠습니까 무슨 꿈을 얼마나 어떻게 꿀 줄 알고,,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건!

내가 꿈이자 셋팅한 목표를 잡고 바른 방향으로 달려가다 보면

준비된 자에게 늘 기회는 오기 마련이고

기회를 잡아 도전하다보면 최소한 꿈이자 목표의 근처에는 가게됩니다.



"저는 선배님처럼 꿈이 없는 데 어떡해요??? 뭐 될지 모르겠는데~~ "

당장 뚜렷한 목표가 없더라도 자신감은 잃지마시고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에도 당당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늘 준비된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중문과 선배들과 영대 선배들이 국내외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힘든 취업시기에 맞서야할 대학생 후배님들께 

조금이라도 든든한 선배이자 힘이 될 수 있도록

더 또한 더 열심히 살고 있을 것이며

무슨 길을 가든 보이지않는 곳에서 늘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승무원 면접 관련 추가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후배님들께서는

언제든 연락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도움되는 답변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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